최근에 윤석열 X파일과 윤석열 부인의 과거에 대한 많은 주류언론과 일부 진보적 지식인들의 반응에는 분명 타당한 측면이 있다. ‘근거가 부족한 의혹들을 섣불리 공개하거나 문제 삼기는 어렵다’, ‘충분한 검증 없이 아니면 말고로 보도하고 의혹을 확산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공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사생활을 캐고 보도하지는 말아야 한다’, ‘차별적 편견에 근거한 도덕적 비난은 옳지 않고 당사자를 괴롭히는 것이다’... 물론 공적인 인물과 가족이 공적 권한과 권력을 사적 이익과 비리에 이용한 문제를 존중받아야할 사생활과 섞어버리는 문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정한 힘은 보통 선출되지 않는 자들에게 있다. 재벌총수, 언론사주, 국가 고위 관료 등이 그들이다. 요즘 삼성, 조중동, 검찰, 기재부, 감사원이 휘두르는 권력과 그들이 청와대나 집권당도 무시하며 공격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말이다. 더구나 이들은 긴밀하게 유착돼 있고, 회전문처럼 서로를 넘나든다. 검사장은 나중에 삼성이나 대형로펌으로 가고, 기재부 고위 관료는 나중에 재벌과 금융회사로 가고, 이런 자리들은 다시 거대정당의 공천으로 이어진다. 이런 식으로 권력과 부를 독점하는 지배/권력 블록이 구성된다. 정
재보선 결과가 오세훈, 박형준과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나타나고 서울과 부산의 각 선거구가 붉은색으로 채워지는 것을 지켜보는 가슴은 쓰리고 너무 우울했다. 바로 그 순간, 10년도 전의 그 악몽을 다시 되새길 용산참사 유가족들의, 태극기 부대가 세월호 광장을 위협하는 장면을 걱정할 세월호 가족들의, ‘안볼 권리’라는 말에 분노했던 성소수자들의, 이제 그나마의 ‘협치’도 사라지는 ‘암흑 시대’를 걱정하던 지역 활동가들의 심정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것은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둘러싼 투쟁에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국제적 반격의 일부일 것이
누군가의 정체성을 낙인화하고, 존재 자체를 혐오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이 낙인이 찍혀서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은 단 한순간도 존엄성을 느끼며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날이 확인돼왔듯이 그 고통은 살아가려는 의지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그러나 누군가에게(특히 소수자 집단에게) 낙인을 찍고, 혐오를 부추겨서 지지를 모으려는 정치세력들이 있다. 특히 그런 발화들은 지지를 얻어서 권력에 다가가기 위한 기회인 선거 시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지난 3월 1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연쇄 총격으로 살해당한 분들을 추모하고 그들의 가족과 지인들, 그들을 사랑하던 분들에게 위로를 보내고 싶다. 사망자 8명중 한국계 등 아시아계 미국인이 7명인 이 사건은 인종혐오 범죄가 명백해 보인다. 미국의 경찰당국이 초기에 이 사건을 ‘성중독’ 때문이라고 한 것은 부당한 왜곡이며 물타기였다. 이 참극이 벌어진 맥락, 결과, 영향을 삭제하고 단지 살인범 스스로의 진술만을 근거로 판단해버린 것이다. 담당 경찰관의 살인범을 동정하는 듯한 발언과 인종주의적인 과거 언행도 드러나면서 공분을 일으
쿠데타 이후 한 달이 넘은 지금, 미얀마 군부는 이제 용서받을 수 없는 학살 범죄집단이고 그우두머리인 훌라잉은 무도한 살인마라는 게 분명해졌다. 벌써 수십여 명이 살해당했고, 부상자와 수감자는 수천 명으로 확대되고 있다. 군부가 사주한 깡패들도 흉기를 들고 시위대를 습격해서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이 모든 것은 이번 쿠데타가 미얀마 민중의 누구로부터도 그 명분과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에 군부가 의존할 것은 폭력 말고는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들이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3월 6일에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는 추모행동에 함께하며 지하철 2호선을 타고 한바퀴 돌면서 수잔 스트라이커의 를 읽었다. 이어서 시청 광장에 갔더니 광장을 한바퀴 둘러싸고도 남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최근에 이어진 비극적 소식들에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 비극과 죽음에 대해서 기억하고 추모하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는 꼭 추천할 만 하다.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에서 트랜스젠더를 어떻게 다루어 왔는지를 트랜스젠더 당사자인 배우, 작가, 예술가
JTBC에서 16부작으로 방영한 드라마 가 지난 주말에 끝났다.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16부작이나 되는 드라마는 잘 안 보게 되는데다가 ‘펜보다 밥이 강하다는 생활인으로서 기자들...’ 이런 소개를 보고 더 흥미가 떨어졌었다. 그런데도 나중에 다시 허쉬를 찾아보게 된 이유는 주류언론들이 보인 반응 때문이었다. 대부분이 언론이 이 드라마를 외면할 뿐 아니라 어쩌다 나온 리뷰도 부정적 반응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배우 황정민이 나왔다지만 이런 비현실적이고 유치한 내용에 저조한 시청율...’ 이런 식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자본주의가 임금노동에 대한 착취에 주로 중심적으로 의존한다고 보는 것은 대표적 오해다. 자본주의는 유급노동에 대한 착취만이 아니라 돌봄과 가사노동같은 무급노동에 대한 강탈에 의존하고, 무엇보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대가없는 약탈에 의존한다. 그래서 ‘자본주의적 진보와 생산력 발전은 자연과 생명을 강탈하는 기술의 진보’이다. 특히 자본주의의 이러한 야만적 본질은 노예무역, 공유지 약탈, 농민과 식민지 수탈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시초축적 과정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는 모든 털구멍과 땀구멍에서 피와 오물을 흘리며
공수처 출범과 윤석열 직무정지라는 한 고비로 달려가면서 검찰개혁을 지지하고 염원하는 많은 이들 속에서 진보정당들과 노동운동, 좌파단체들은 왜 이 문제에 관심이 없거나 냉소적이냐는 원망과 비판의 목소리도 많이 들리는 것 같다. 그런 원망과 비판을 하는 분들은 그 전에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해보고 싶다. 과연 스스로들은 얼마나 진보정당들과 노동운동, 좌파단체들이 노력하고 투쟁해 온 문제들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왔는지 말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비롯한 전태일 3법, 차별금지법, 세월호 진상규명, 낙태죄 폐지, 국가보안법
이번에 국정감사에서 류호정 의원 등 정의당 의원들도 멋진 활약을 보였지만, 윤미향 의원 또한 그 못지않게 많은 기여를 했다. 불안정, 비정규, 여성,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권, 환경보호와 생태보존의 문제 등에서 치열하게 많은 지적과 제안들을 했다. 그러나 이미 보수언론과 정치검찰에 의해서 부정적 낙인이 찍힌 윤미향 의원의 활동은 주요언론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다. 한번 형성된 낙인과 편견이 얼마나 지독하고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거기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반면 이번 국정감사에서 대다수 언론이 주목하고 띄워
서해에서 벌어진 비극은 참혹하다. 많은 이들이 돌아가신 분을 애도하고 슬픔을 견뎌야 하는 분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을 것이다. 북한이 관련된 일에서는 더욱이 일방적인 정부의 발표나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믿는 것이 섣부른 일이고, 더구나 이번 일은 납득가지 않는 부분들이 꽤 많다. 현재로서는 이 비극의 진상에 대해서, 돌아가신 이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바쁜 남북한 군부의 주장들을 모두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군대는 국가기구 중에서도 특히 더욱 억압적이고 비밀주의, 관료주의, 보신주의가 심각한 곳이기 때문이다. 사고가 터지
다시 돌아봐도 고 박원순 시장 실종과 사망 과정에서 많은 언론과 유튜브 방송들이 보여준 모습은 끔찍했다. 당시 충격 속에서도 복잡하고 애타는 심경으로 언론 보도를 찾아보며 느낀 것은 ‘조회수를 높일 좋은 기회가 열렸다’는 흥분과 기대였다. 속보와 단독 경쟁 속에 8시간 동안 2천400건의 관련기사가 생산됐고, 온갖 자극적인 기사와 오보들이 쏟아졌다. 특히 사망 오보들은 실제로 사망을 기대하는 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자살과 성폭력에 대한 보도준칙들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고,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이게 살을 붙이고 제목을 달아서 클릭장
무려 8년째 감옥에 있는 이석기 의원, 그 동생을 석방하라고 청와대 앞에서 무려 1000일 넘게 1인농성을 해온 누나 이경진 님. 그 이경진 님이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말기암에 걸리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동생에게 ‘너가 나올 때까지 무조건 살아있겠다’고 약속하신다. 이 참혹한 현실에 그저 한없는 슬픔과 분노만 차오른다.혐오와 차별이 극심한 한국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법이 차별금지법이라면, 반드시 없어져야 하는 법은 국가보안법이다. 국가보안법은 특정한 사상과 견해를 마음껏 혐오하고 차별할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다양한 혐오를 거부하고
요즘 윤석열 사단과 검언유착의 카르텔을 지켜내기 위한 , 미래통합당의 콜라보가 코믹하면서도 눈물겨울 정도다. 물론 한수 더 뜨는 것은 범죄혐의자인 전 채널A 기자 이동재의 수호천사가 돼버린 윤석열이다. 녹취록에서 이철 대표를 향해 “[검찰에 협조를] 안하면 그냥 죽어요. 지금보다 더 죽어요”, “저희요 문재인도 조질 수 있고 상관 없어요”, “유[시민]를 쳤으면 좋겠고 1번으로”라던 이동재의 그 기세등등함은 이제, 오히려 자신이 ‘사기꾼에게 속았다’는 애처로운 피해자 코스프레로 변신 중이다.나에게는 총선 전에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논란이 다시 한번 차별과 증오를 부추기는 수구보수언론과 정치세력들의 해악을 보여주고 있다. 저들은 ‘로또취업’, ‘알바몬’ 등의 용어와 논리로 일부 청년 구직자들의 박탈감을 부추기고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며 커다란 반목과 갈등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비정규직 차별이야말로 불공정하다’는 김두관 의원의 지극히 맞는 말은 집중포화와 비난을 받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대졸 취준생들의 분노와 불만이 언론에서 ‘청년의 목소리’로 소환되고 과잉대표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또 법망을 벗어나고 있는 삼성 이재용이 아니라 인천공항의 비정규직들이 더 특권과 불공정과 부정의의 상징인 것처럼 돼버린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정규직화를 중단하라’는 청와대 청원서명은 25만 명을 넘어섰고, 으레히 ‘사법시험준비생모임’(폐지된 시험을 준비하는 불가사의?)이 튀어나와 ‘평등권 침해’라며 인권위 진정까지 했다.
슬픔과 분노를 참기 어렵다. 이번 사태 내내 걱정하고 우려하던 일이 결국 벌어졌다. 얼마 전에 나는 페이스북에 “언론의 조리돌림과 몰아가기에서 ‘누구 한 명이 죽을 때까지 가보자’는 살의와 살기까지 느껴”진다고 포스팅을 했었다.의 ‘윤미향 딸 김복동 장학금 받았다’같은 뉴스가 대표적이었다. 윤미향의 페이스북 몇년치 뒤지다가, 오해보다는 의도로 이런 ‘가짜뉴스’를 만들어냈을 는 윤미향이 분명한 사실로 그것을 반박하자, 그걸 또 조리돌림에 이용했다. 계속 윤미향의 가족(남편, 딸)을 끌고와서 같이 조리를 돌렸다.윤
“여러분은, 자유를 얻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사실을 적들에게 알림으로써 자유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만이 자유를 얻을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그런 태도를 취하면 저들은 여러분에게 ‘미친 흑인’이라는 딱지를 붙일 것입니다. 아니 ‘미친 깜둥이’라고 부를 것입니다. … 아니 극단주의자나 전복세력, 선동분자, 빨갱이, 급진파라고 부를 것입니다.”(맬컴 X)흑인해방 운동의 투사였던 맬컴 X는 ‘국가 폭력에 맞선 자기방어는 폭력이 아니라 지성’이라고 했다. 마틴 루터 킹은 ‘폭동’을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던 사람들의 목
윤미향 당선인과 정의연에 대한 지금의 과도한 몰아가기는 군국주의, 성폭력, 가부장제에 맞서서 역사적 성과를 이뤄온 운동에 대한 중요한 백래시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특히 이것은 국제적 차원의 백래시(반동)라는 것을 주목하게 된다. 지금 몰이꾼들은 일본군 전시 성폭력 피해자와 그 조력자들, 심지어 해외의 연대자들뿐 아니라 콩고, 우간다, 베트남의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에게까지 계속 연락을 해서 잘못된 정보를 전하면서 원하는 말을 억지로 끌어내 짜깁기하고 취사선택해 윤미향 사냥에 이용하고 있다. ‘위안부’ 운동만이 아니라 각국의 전시
지켜보면 볼수록, 이것은 공인에 대한 정당한 검증과 합리적인 의혹 제기가 아니다. ‘윤미향은 까도까도 또 나오는 양파’라고? 아니다. 저들이 지금 사람의 인격과 영혼을 날카로운 칼로 끝없이 벗겨내고 있는 것이다. 피가 줄줄 흐르고 있는 데도 살을 발라내고 뼈를 조각내며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확인되지도 않은 수많은 의혹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여기저기서 제기된다. 가만있으면 의혹은 사실이 되고, 범죄가 된다. 해명하면 피해자와 싸우는 사람이 되고, 또 다른 의혹들이 제기된다. 하나를 해명하면 또 하나가 제기되고, 반박의 내용이 다시